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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궁견환전<3> 제28장. 그리는 마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나누다 보니 태비(太妃)가 피곤한 기색인 듯하여 나는 몸을 일으켜 돌아가 보겠다 고했다. 그러자 태비는 쉬엔칭더러, “여인 둘이서는 돌아가는 길이 불편할 테니 네가 이 어미를 대신해 배웅 좀 해 다오.” 하고 말했다. 쉬엔칭은 공손하게 “예.” 하고 답하고서 아진
- 후궁견환전<3> 제30장. 피할 수 없는 눈보라 그날, 그 중추절 이후로 나는 쉬엔칭을 다시는 감로사에 오지 못하게 했다. 어쨌든 간에 불가(佛家)에 귀의한 비구니와 황실(皇室) 집안의 자제, 그리고 황제(皇帝)가 폐한 후궁과 준수한 청년은 그 누가 보아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인 것은 틀림없었으니까. 그런 이유로 진시만이 종종 쉬
- 후궁견환전<3> 제29장. 동문(東門)을 나서니 그날은 중추절(추석)이었다. 저녁을 먹을 무렵쯤 절 안의 모든 비구니들은 함께 산에 올라 달을 구경했는데 나와 진시, 그리고 환비만이 처소 정원에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바깥에서 말에 달린 종 소리가 울리는 것 같아 나는, “이 시간에 누가 온 거지? 내가 나가서 볼게.” 하고 말했다.
- 후궁견환전<3> 제26장. 아름다운 여인 감로사 주위가 점점 더 익숙해지게 되자 나는 매일 땔나무를 할 때도 점점 더 멀리까지 나가게 되었다. 궁중 여인들이 향을 올리러 왔던 날 이후 징바이가 내게 짓는 표정은 날이 갈수록 안 좋아졌다. “귀찮다고 근처만 찔끔거리면서 다니지 좀 마시오. 아직도 저가 무슨 이전의 금지옥엽(金枝玉
- 후궁견환전<3> 제27장. 파릇파릇 돋은 강가의 봄 풀을 보노라니 그리하여 시원하고 상쾌한 날을 골라 환비가 ‘창샹쓰’를 품에 안은 채 나와 함께 뒷산에 오르게 되었다. 도착하자 뜻밖에 문 밖에 흰 말 한 마리가 서 있었는데 바로 위펑이었다. 위펑은 나를 보더니 반가워하며 ‘히힝’ 하는 울음소리를 냈다. 그 모습에 나는 위펑의 귀를 쓰다듬어 주었다.
- 후궁견환전<3> 제24장. 봄 햇살 그 후 아주 오랫동안 원스추는 내가 있는 감로사 처소에 한 발자국도 걸음하지 않았다. 날이 흘러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꽃을 꺾고 웃으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기를. 중양절(음력 9월 9일)이 지난 지 며칠, 내 마음은 점점 불안이 차오르고 있었다. 희미한 어둠 한 가닥은 마음
- 후궁견환전<3> 제25장. 푸른 치마 입은 고운 얼굴에 옛 정 떠올리니 물을 갈고 들어와서 막 한쪽 구석을 닦기 시작하는데 향기로운 바람이 구름처럼 밀려들면서, 여인이 걸어갈 때 나는 구슬들이 서로 부딪혀 딸랑이는 소리가 들렸다. 주지승이 이미 사람들을 이끌고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가슴이 이상하리만치 쿵쾅대고 요동쳐 댔다. 지금은 이미 나가기에는 늦어
- 후궁견환전<3> 제23장. 옥 주전자에 담긴 마음 폭설로 산이 꽁꽁 둘러싸일 때면 눈을 녹인 물에 홑옷만을 적셔 빨았다. 그러다 만약 날씨가 좀 더 좋아지면 시냇가에 나가 단단하게 언 얼음을 깨어 옷을 빨고는 했다. 지난해 얻은 동상은 결국 고질병이 되어 버려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했는데, 두 손이 아무렇게나 시뻘겋게 얼어 터져서는 무척
- 후궁견환전<3> 제22장. 끊어진 줄 몸이 차츰 회복된 덕분에, 나는 매일같이 벽을 마주한 채 불경을 외거나 궂은일을 해 내기 시작했다. 이따금씩 짬이 날 때면 틈틈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코를 박은 채 불경을 옮겨 썼다. 불경 글자 하나하나에 진심과 참된 마음을 담아,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치미는 울화병이 부디 가라앉길
- 후궁견환전<3> 제21장. 옛 인연 11월 초가 되자 날씨가 점차 서늘해졌다. 단칸방은 층고가 낮아 이맘때가 되면 종종 냉랭하면서도 습해져서는, 사람 자체가 음습한 모퉁이에 돋아난 푸르뎅뎅한 이끼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탄은 당연히 각 방마다 나누어 받았는데 우리 방에다 준 것은 최악인 수준의 흑탄이었고,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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