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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진우 시인 12 白石 / 남진우 황사 자욱한 봄날 창문 걸어잠그고 방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으면 거북이가 기어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아주 먼 내륙에서 모래둔덕을 넘어 쉬엄쉬엄 하염없이 거북이가
- 남진우 시인 13 시인의 집 / 남진우 죽은 시인의 생가는 길 가는 구름들로 붐빈다 비를 머금은 우울한 얼굴들이 식민지시대와 분단시대를 넘나들며 죽은 시인이 걸쳤던 양복과 코트와 베레모 사이를 스며들었다
- 남진우 시인 14 새 / 남진우 새는 그 내부가 투명한 빛으로 가득 차 있다 마치 물거품처럼, 부서짐으로써 스스로의 나타남을 증거하는 새는 한없이 깊고 고요한, 지저귐이 샘솟는 연못과 같다 - 남진우 시집 1997 저문 빛 / 남진우 저문 빛 물 위에 어리는 저문 빛 고요한 숲속 메아리는 지저귀고 내 꿈의 모이는 잎사귀에 내려앉는 햇살만큼 반짝이고 그러나 나는 안다 아무도 건드리지
- 남진우 시인 15 유리병에 담긴 소식 / 남진우 유리병에 소식을 적어 바다에 띄운다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문지방에 도로 밀려와 있다 상어의 잇자국과 폭풍우가 머물다 간 흔적이 남아 있는 유리병 어둠의
- 소금기둥 / 남진우 소금기둥 / 남진우 돌아보지 말라 그 즉시 너는 소금기둥이 되리니 쓰러지는 나무와 집들 무너져내리는 산 이 모든 것은 단 한순간에 불꽃으로 화하리라 바다를 가르고 전갈과 방울뱀이 사는
- 2021년 여름 남진우 20대 초중반 젊은 시절에 쓴 시들을 묶었던 시집을 다시 펴냅니다. 당시 '시운동'이란 시동인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그 동인지에 발표한 작품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과거는 낯선 나라라는 말처럼, 과거에 썼던 시들을 보니, 내가 아닌 타인이 쓴 작품 같습니다. 아마도 나는 그 시절 시
- 남진우 깊은 곳에 그물을 드리우라 깊은 곳에 그물을 깊은 곳에 그물을 드리우라 진흙과 녹슨 쇠붙이와 물고기의 뼈 그리고 여인의 시신이 그대로 그대 그물 속에서 기어나오리라 깊은 곳에 그물을 드리우라 울음 우는 아기는 긴 밤 더욱 어둡게 하느니 앙상한 겨울나무 굳게 못질한 폐가를 지나 이 밤 죄수들은 사슬에 묶여 변방으로
- 별똥별 / 남진우 별똥별 / 남진우 그날 밤 내 방 문턱에 지친 고래 한 마리 떠밀려 들어왔을 때 나는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 고래는 숨 한 번 크게 들이쉬고 쿨럭이며 엄청난 물을 마루 위에
- 현대시 4000편 : 남진우 - 달은 계속 둥글어지고 달은 계속 둥글어지고 남진우 그대는 수박을 먹고 있었네 그대의 가지런한 이가 수박의 연한 속살을 파고 들었네 마치 내 뺨의 한 부분이 그대의 이에 물린 듯하여 나는 잠시 눈을 감았네
- 시 모음 2380. 「해일」 해일에 관한 시 차례 해일 / 반칠환 해일 / 남진우 해일 / 고진하 해일 / 나희덕 해일 / 반칠환 폭풍만이 아니라 물고기들이 울어서 넘치는 것이다 발목이 젖는 게 두려운 사람들아 세상의 눈물 콧물 다 훔쳐주던 억척어멈도 한 번쯤 제 슬픔에 겨워 넘치는 것이다 뭇 생명들이 처음 태어난 곳도 저 눈물 속이었다 - 반칠환,『웃음의 힘』(지혜, 2023) 해일 / 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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