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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조순金祖淳의 모좌(暮坐-저물녘 앉아서) 日暮山樓孤 해 저무니 산山속 누각樓閣 외로운데 烟暝人不知 안개 끼고 날이 어두워 사람들은 모르네. 矯首望空際 머리 들어 하늘가를 바라보니 忽如有所思 갑자기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네. 思入浮雲端 그 생각이 뜬구름 가로 들어가니 杳與天無涯 하늘과 함께 아득하여 끝이 없노라.
- 김조순金祖淳의 천지송千枝松 百尺孤松紫閣陰 높다란 외딴 소나무가 자줏빛 누각樓閣에 그늘 드리우니 成公不死歲寒心 변치 않는 절개節槪는 지닌 성삼문 공成三問公은 죽지 않았네. 籟鳴白日靈如下 솔바람 소리는 대낮에 혼령魂靈이 내려온 듯한데 根到黃泉恨亦深 뿌리가 저승에 닿았을 것이니 한恨 또한 사무치리라. * 천지송千枝松
- 김조순金祖淳의 구곡(舊穀-묵은 곡식穀食) 舊穀旣云沒 묵은 곡식은 이미 바닥나고 新穀繼乃登 햇곡식穀食이 뒤이어 익었네. 古人亦已死 옛사람 또한 이미 죽었고 後人從而興 뒷사람이 뒤따라 성盛하노라. 穀當舊囷積 곡식은 당연히 옛 곳집에 쌓이고 人宜古道弘 사람은 마땅히 옛날의 도의道義를 넓혀야 하리라.
- 김조순金祖淳의 형(螢-반딧불이) 借色方欺暗 빛을 빌리는 것은 바야흐로 남을 속이는 것이니 虛名愧逼眞 등불과 아주 비슷하다는 헛된 명성名聲이 부끄럽구나. 自照猶未遍 스스로 비추는 것도 오히려 두루 미치지 못하는데 餘光敢及人 남은 빛이 감히 사람에게 미치랴. * 기암欺暗 : 자기만 알고 남은 모른다고 하여서 세상 사람들을
- 김조순金祖淳의 선(蟬-매미) 垂緌吟樹顚 갓끈 드리우고 나무 꼭대기에서 울며 肅然引淸籟 고요하고 엄숙嚴肅하게 맑은 바람 소리를 끌어내네. 本以高遠心 본디 높고 원대遠大한 마음을 지녔기에 警人言語外 말 이외의 그 무엇으로 사람을 깨우치노라.
- 김조순金祖淳의 관기(觀碁-바둑 구경) 山閣凄凄秋雨霏 산山속 누각樓閣에 쓸쓸하게 가을비 내리는데 石枰努目到斜暉 돌 바둑판을 응시凝視하는 눈이 저물녘까지 이르렀네. 簾間落子鏗然響 발 사이로 바둑돌 소리 딱딱 들리는데 减却庭梧一葉飛 뜰의 줄어든 오동梧桐잎 하나 바람에 날리는구나.
- 김조순金祖淳의 납일臘日 一病經旬臥 한 번 병病들어 열흘이 지나도록 누워 있었더니 居然臘日廻 슬며시 납일臘日이 돌아왔네. 不知溪上柳 모르겠노라, 시냇가 버드나무 暖動幾條來 따뜻한 기운에 가지 몇 줄기에 움이 돋았는지…. * 납일臘日 : 민간民間이나 조정朝廷에서 조상祖上이나 종묘宗廟 또는 사직社稷에 제사祭祀 지내
- 김조순金祖淳의 소매(小梅-작은 매화梅花) 기이其二 南枝花較北枝先 남쪽 가지 꽃이 북쪽 가지 꽃보다 먼저 피니 一閤如分向背然 한 나무의 꽃이라도 좇는 것과 등지는 것이 분명分明하네. 秖是天機嫌洩盡 다만 조화造化의 신비神祕를 다 누설漏泄하기 싫어서일 뿐 未成房處妙還全 아직 피지 않은 꽃송이가 오묘奧妙함이 오히려 온전穩全하구나.
- 김조순金祖淳의 구우탄(久雨歎-장맛비를 탄식歎息하다) 往時農子怨苗乾 예전에 농부農夫들이 모가 말랐다고 원망怨望하더니 一夜淋鈴四野歡 하룻밤 빗소리에 사방四方의 들에서 기뻐했네. 聞說如今要反旱 지금은 반대로 가물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做天儘覺副人難 하늘이 사람을 돕는 것이 어려운 줄 항상 깨닫노라.
- 김조순金祖淳의 소매(小梅-작은 매화梅花) 기일其一 暗香疎影透紗單 그윽한 향기香氣와 성긴 그림자가 비단緋緞옷에 어리고 春色朦朧正耐看 몽롱朦朧한 봄빛이 참으로 볼만하네. 牕下小童回首笑 창窓 밑 어린아이가 고개 돌리며 웃는데 閙空風雪又無端 공중空中에는 시끄러운 눈바람이 또 끝이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