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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달음 2부 인간 삶의 문제 52. 책임 52. 책임 눈이 내린다. 아무도 시작하지 않았다. 바람이 방향을 바꾼다. 원인은 이미 너무 많아 하나로 묶이지 않는다. 돌은 굴러간다. 의지가 아니라 경사 때문에. 그러나 결과는 언제나 한 점에 모인다. 이름이 필요해진다. 몸은 이미 알고 있었다. 결정은 의식보다 먼저 지나가고, 생각
- 깨달음 2부 인간 삶의 문제 51. 기다림 51. 기다림 겨울 속에 씨앗 하나가 묻혀 있다. 눈은 여러 번 지나가고 바람은 가지의 모양을 지운다. 씨앗은 스스로를 증명하지 않는다. 밤하늘의 별빛은 이미 사라진 시간으로부터 온다. 도착한 빛은 더 이상 같은 곳에 있지 않다. 강물은 머무르지 않고 흐른다. 방향은 있으나 목적은 없다
- 깨달음 2부 인간 삶의 문제 50. 용기 50. 용기 밤바다는 폭풍이 없어서 깊은 것이 아니다. 높은 파도가 수면을 뒤흔들어도 깊은 물은 자기 자리를 잃지 않는다. 두려움은 생명이 오래도록 간직해 온 기억으로 심장을 빠르게 하고, 아직 오지 않은 상처를 먼저 상상하게 만든다. 반면에 용기는 두려움이 사라진 뒤에 오는 것이 아니
- 깨달음 2부 인간 삶의 문제 49. 외로움 49. 외로움 우리는 혼자 태어나지 않았다. 첫 울음은 누군가의 품을 향한 신호였고, 작은 손은 본능처럼 타인의 손가락을 붙잡았다. 생명은 처음부터 연결 속에서 자라도록 만들어졌기에 새끼 새는 어미의 소리를 기억하고, 무리를 잃은 동물은 불안을 느끼며, 인간의 뇌 또한 타인의 눈빛과 목
- 깨달음 2부 인간 삶의 문제 48. 늙어감 48. 늙어감 젊은 잎은 봄바람 속에서 자신이 영원할 것처럼 흔들린다. 햇빛은 늘 따뜻하고, 강물은 늘 흐르며, 가을은 아직 멀리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계절은 한 번도 걸음을 멈춘 적이 없다. 나무는 해마다 새로운 잎을 내지만, 그 안쪽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이테 하나가 조용히 더해진다
- 깨달음 2부 인간 삶의 문제 47. 가난 47. 가난 강물은 언제나 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어떤 물길은 넓은 평야를 만나 천천히 몸을 펼치고, 어떤 물길은 척박한 골짜기를 지나며 바위에 부딪혀 방향을 잃는다. 물은 자신이 태어난 자리를 선택하지 못한다. 인간 또한 그러하다. 누군가는 따뜻한 집에서 태어나고, 누군가는 차가
- 깨달음 2부 인간 삶의 문제 46. 질병 46. 질병 몸은 언제나 봄날의 나무가 아니다. 어느 날은 햇빛을 품고 자라지만, 어느 날은 바람에 가지가 꺾이고, 어느 날은 보이지 않는 벌레가 속부터 갉아먹는다. 생명은 처음부터 완전함이 아니라 취약함 위에 세워져 있다. 한 번의 상처에도 피가 흐르고, 작은 바이러스 하나에도 열이
- 깨달음 2부 인간 삶의 문제 45. 실패 45. 실패 숲은 처음부터 완성되지 않았다. 수억 년 전, 바다는 셀 수 없이 많은 생명을 만들어냈고 그 대부분은 아무 흔적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졌다. 어떤 지느러미는 땅을 걷지 못했고, 어떤 날개는 하늘에 오르지 못했으며, 어떤 종은 단 한 세대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생명은 멈
- 깨달음 2부 인간 삶의 문제 44. 후회 44. 후회 가을이 깊어질수록 나무는 더 이상 이미 떨어진 잎을 붙잡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다르다. 지나간 계절 속으로 되돌아가 수없이 같은 문장을 다시 읽는다. 그날 그렇게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때 그 길을 선택했더라면. 조금 더 용감했더라면. 조금 더 사랑했더라면. 후회는
- 깨달음 2부 인간 삶의 문제 43. 상실 43. 상실 가을은 아무 소리 없이 시작된다. 어느 날 문득 나뭇잎 하나가 가지를 놓고, 바람은 그것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데려간다. 떠남은 늘 그렇게 온다. 마지막이라는 말도 없이, 예고도 없이. 어제까지 곁에 있던 목소리가 오늘은 기억 속에서만 들리고, 함께 걷던 길은 그대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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